독립기념일 주일에 쇼핑몰에 갔다가 때마침 여름 반액 세일 직전이라 (저의 평소 소비 패턴을 고려할때) 미친듯이 질러주고 어제 점심시간에 찾아왔습니다. 별로 옷이 필요하지 않은 것 같아도 일년에 한 두번 정도는 사야될 때가 찾아오더군요.
정가면 절대 살 일 없는 Polo Shirts. 정가? $85입니다. 저는 $38에 샀구요. Distress 기분 내는 것도 좋은데 2년 전에 산 Abercrombie & Fitch 폴로셔츠보다 못한 감이라니, 솔직히 폴로는 저에게 별로 매력이 없는 브랜드입니다. 뭐 Black 내지는 Purple Label로 가면 돈 값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 가격이면 미국 사람들이라도 유럽 명품 브랜드를 사려고 하지 않을까요? 과연 누가 비슷한 $300-$400 가격에 페라가모를 제끼고 폴로 로퍼를 살지... 하여간 두 벌을 한 벌 정가보다도 못한 가격으로 샀네요. 어느 할인 쇼핑몰에나 있는게 폴로 할인매장인데 거기에는 더 쌀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귀찮은데다가 어차피 별로 살게 없어서 폴로 할인매장은 항상 제끼는 편이거든요.
작정하고 폴로를 살 생각은 아니었는데 회사에 입고 다닐만 한 평범 무난한 색에 의외로 잘 맞아서 산 변형 럭비셔츠. 정가 $89.50인데 $40에 샀습니다. 감이 지오다노보다 못하네요.
한참 잘 나가는 것 같더니 요즘은 너무 많은 부띠끄 진 브랜드들 사이에서 자기 자리를 못 찾는 듯한 분위기를 풍기는 Citizen of Humanity의 Bootcut Black Jean. 정가 $180, 그러나 할인 가격 $81... 역시 반도 안 되는군요.
Abercrombie에 가서 늘 입던 청바지를 들었다 놨다 한게 몇 달짼데, 안 사기를 어찌나 잘 했다고 생각이 드는지...그게 $79.50이었든요. 블랙진 마지막으로 입은게 10년도 더 된 것 같은데 너무 잘 맞아서 안 살 수가 없었습니다. 일반 청바지가 있다면 샀을텐데, 안타깝게도 없더라구요. 보니까 Prada, Dolce & Garbana 등등 더 비싼 청바지들도 세일에 몰려 나왔던데 다들 너무 비싼 청바지 티가 나서 거들떠보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요즘이야 뭐, 예전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200 이하의 청바지는 부띠끄 명함도 못 내미는 현실이라 처음 부띠끄 진이라는게 나왔을 때의 브랜드들은 예전만도 못한 것 같고 찾아보기도 쉽지 않습니다. 어차피 이것도 다 유행이니까 그렇겠죠. 이 바지는 길이가 좀 길어서 줄였으면 좋겠는데 여기선 잘못 맡기면 밑을 그냥 잘라서 버리기 때문에 당분간은 그냥 둘 생각입니다.
이번 쇼핑의 하이라이트는 이 문제의 구두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검정 구두에 짝을 맞출 갈색 구두를 언젠가는 사야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제 사이즈가 있더군요. 정장에는 그저 옥스포드나 윙팁 정도면 된다고 생각하는지라 재고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역시 반도 안 되는 가격... 솔직히 사람들이 오며가며 신어본 티가 좀 나긴 했지만, 그래도 반 값도 안 하니까... 이 정도 신발이면 슈트리가 딸려 나올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아서 사야 될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가 세일에서 단숨에 질렀던 것들이고, 나머지는 보너스샷입니다.
역시 돈 값 못한다고 생각하는 Armani Exchange에서 $44에 집어온 셔츠. 색이 좀 어두운데다가 회사에 입고 가면 또 어젯밤에 클럽 갔다왔냐고들 물어봐서 아직 입어야 하는지 그냥 반품해야 되는지 망설이고 있습니다. 솔직히 Armani Exchange의 디자인이 진짜 유치하다고 생각하는 터라서... 어쨌거나 제 취향은 절대 아닙니다. 가끔 패턴이나 프린트가 있는 옷도 사고, 좋아도 하지만 실제로 입는 옷들은 대부분 단색이거나 요란하지 않은 것들이거든요.
회사에 입고 가는 유니폼과도 같은 J.Crew Distressed Chino, Slim Fit. 의외로 미국에서 바지 사기가 힘듭니다. 허리에 맞춰 Regular Fit을 사면 너무 남고 Slim Fit은 너무 딱 맞는 것 같고...
하여간 이렇게 샀으니 이번 달은 당연히 적자고 당분간은 옷 살 일도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