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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y the abandoned satellites will be your side in these myriad sleepless nights as the sheep already have left you; they say they feel tired of jumping the fences million times while you were tossing and turning. 이글루 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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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만난 그는 이제 확고한 중년의 길로 접어든 듯한 느낌을 온몸으로 풍겼다. 가뜩이나 몸무게가 예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와중에 미국 여행을 떠나 미친듯이 먹었더니 체중 증가가 한층 더 탄력을 받아 그야말로 미칠 지경으로 살이 찌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언제나처럼 그런 영양가 없는 투덜 및 비아냥거림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며, 책에 관한 이야기만을 기록, 정리했다. 문: 시간도 없는데다가 어차피 당신은 책을 내고 초판마저 못 파는 지독한 무명이니 짧게 인터뷰하기로 하자. 책이 세상의 빛을 보기까지 시간이 꽤 많이 걸렸다고 들었다. 답: 어련하시겠나... 무명 주제에 인터뷰 요청 들어온 것도 감지덕지라고 생각하고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성심성의껏 인터뷰에 응하겠다. 책을 읽은 건 꽤 오래 전의 일이다. 이후 우리나라에 막 들어왔을때, 그러니까 2009년 여름께 결국 번역 출간된 <모든 것을 먹어본 남자>와 함께 이 책의 기획서를 작업했다. 관련한 모든 일이 처음이고 특히나 "그림 소설"은 정말 처음이어서 어떤 식으로 기획서를 만들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했다. 그래서 궁리 끝에 그냥 스캔을 떠서 포토샵으로 번역한 대사를 집어 넣었다. 그걸 올릴까도 생각해보았는데 번역자인 내가 저작권을 어기는 행위를 하면 안 될 것 같으니 그냥 넘어가자. 어쨌든, 그때 보냈던 게 아마 26페이지였을 거다. 여덟 번째 칸에 "라틴계가 <여탕>에 나오는데"라는 대사의 바로 그 '여탕'이라는 표현을 생각했던 게 아직도 기억 난다. 그리고 세미콜론에 보냈는데 우연인지 필연인지 판권을 계약해 놓았는데 번역자를 못 구한 상황이라는 답이 금방 왔다. 문: 오, 거기까지는 당신의 일답지 않게 굉장히 '스무스'하게 돌아갔다. 그런데 책이 왜 이제서야 나왔나? 답: 글쎄, 뭐 그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이 아니어서 뭐라 할 말이 없다. 어쨌든 시간이 흐르고 흘러, 8월인가에 비로소 출간 일자를 잡았는데 할 의향이 아직도 있느냐는 연락을 받았다. 그새 의향이 사라질리가 있겠나? 게다가 초판도 못판 졸저 <일상을 지나가다>를 내놓고서는 계획을 세웠던 것과 달리 작년에는 단 한 권의 책 작업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속으로 굉장히 의기소침해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눈물을 흘리며 덥석 받아 작업을 시작했다. 문: 이러한 종류의 작업은 처음 아닌가? 게다가 '아니, 음식은 뭐고 또 건축 글까지 쓰세요?'라는 이야기도 종종 듣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뭘 아는 게 있다고 이런 작업까지 덥석덥석 맡아 그게 좀 의아하다. 답: "아무리 가상 인터뷰라고 해도, 당신 너무 건방진 것 아닌가?" 까지만 말하고 당신 싸대기를 갈기고 싶지만 그래봐야 나만 아플 것 같아서 관두겠다. 다양하게 책을 읽는 가운데, 이런 종류의 그림 소설류는 내가 그림을 못 그리기 때문에 가장 좋아하는 종류에 속한다. SF쪽이야 뭐 그렇고 주로 이런 종류의, 정말 '그림 소설'이라고 말할 수 있는 종류의 것들을 좋아해서 종종 사서 보고 있다. 그러한 차원에서라면 딱히 못할 게 없다. 문: 알았다. 어차피 무명에게 할애할 시간도 별로 없으니 넘어가자. 작업은 딱히 어렵지 않았나? 답: 딱히 그런 부분은 없었다. 머릿속으로 장면의 전체 흐름을 시각화해서, '만약 내가 외화 번역을 한다면 어떻게 할까'라는 마음가짐을 쭉 유지하면서 번역했다. 비아냥이라면 일가견이 있는 주인공 '벤' 특유의 비아냥거림을 어떻게 살릴까 고민하다가 가짜 존대를 섞는 시도를 해보았다. 그밖에 비속어의 수준을 조절하는 부분에서 좀 신경을 써야했다. 예전에 <식객>에 대한 글을 쓰면서 언급한 적 있는데, 만화 또는 그림 소설의 이야기 전개는 말보다 그림 위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만화영화 <보노보노>는, 내가 알기로 20권이 넘는데 모두 네 칸, 또는 두 칸이 합쳐서 세 칸짜리에서 대사도 거의 또는 별로 없이 표정이나 기타 풍경의 변화 등등으로만 이야기를 한다. 만화의 미덕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고, <완벽하지 않아>의 원작자 또한 그러한 부분에서 대가의 모습을 보여준다. 에이드리안 토미네는 종종 뉴요커의 표지를 그리는데, 찾아보면 대사가 없는 표지의 일러스트레이션에서도 이야기를 담아낸다. 어쨌든, 작업은 어렵지 않아서 늘 가는 커피숍의 '내 자리'에서 아이패드에 블루투스 키보드로 즐겁게 작업한 뒤, 집에서 두세번에 걸쳐 탈고를 해 끝냈다. 문: 책의 등장인물도 그렇고, 이야기를 들여다 보면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많이 소재로 쓰는 '정체성'의 문제를 다룬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답: 나도 그 문제에 대해 생각을 좀 오래 해봤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작가와 서면 인터뷰를 하면서 그 점에 대해 물어봤는데 속 시원한 대답을 들려주지는 않았다. 어쨌든, 내가 내린 결론은 그 정체성이라는 것이, 인터뷰에서 내가 물어본 것처럼 극적인 장치로 쓰였다는 점이다. <완벽하지 않아>의 등장인물에서 전체적으로 진하게 배어나오는 것은 일종의 위선이고, 그건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속성이다. 그것을 드러내기 위한 일종의 장치로 정체성을 선택했다는 것이 나의 견해다.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면 금방 나오는데, 원작자는 이민 4세다. 그 정도라면 딱히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겪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외부적인 인식과는 별개로, 내부적으로 가지고 있는 불변의 속성 같은 것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문: 거기까지 들었으면 딱히 더 들을 건덕지는 없는 것 같은데,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해봐라. 답: 사실 민감한 부분을 건드릴 가능성도 있어 자세히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데, 이 책은 기본을 충실하게 담고 있다. 나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아니므로, 그림은 독자의 수준에서 감상하지만 이야기는 생산자의 입장에서 읽게 된다. 만화, 또는 웹툰을 그리는 사람이라면 두 가지 측면 모두에서 이 책을 생산자의 입장에서 바라보았으면 좋겠다. 물론 그것도 이 책이 웬만큼 팔려야만 하겠지만... 세계 경제가 불황이고, 그러니 당연히 우리나라 경제도 불황이고, 또 그러니 당연히 책 시장도 불황이고, 그러니 너무나 당연하게도 아직 이러한 책의 시장은 불황일 수 밖에 없다. SF에 바탕한 그림 소설들의 판매부수야 좀 나을 수 있지만, 이런 책에 대한 관심은 별로 크지 않다. 하지만 역자가 아닌, 독자의 입장에서도 나는 이 책을 추천할 수 있다. 양장표지를 포함한 번역본의 완성도 또한 굉장히 높다. 솔직히 말하자면 오늘 책을 받고 놀랄 정도로 높았다. 우리말로 번역하는 책이니 별개의 가치를 지녀야한다는 생각에서 보나마나 졸필이 될 역자의 글 대신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원작자 인터뷰 또한 포함했다. 이 책을 단순한 번역본 이상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이 역자로서 있었고, 출판사에서도 높은 완성도로 화답해주셨다. 양덕'들은 오늘도 할일이 너무 없는 나머지 골방에 쳐박혀 완성도 높은 그림 소설들을 지어내고 있다. <지미 코리건>같은 책이 번역출간 되었는데, 그 정도의 훌륭한 책들을 많이 알고 있다. 농담이 아니고, 필요하다면 이 정도 분량의 책은 하루에 한 권도 번역 가능하다. <완벽하지 않아>가 좋은 반응을 얻는다면 다른 책들을 소개하는데도 조금 더 탄력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문: 여전히 너무 잘나셨다. 그렇게 잘났는데 왜 작년엔 책도 한 권 못 내셨나? 어쨌든, 증정 등등의 이벤트를 할 계획은 없나? 사람들은 공짜를 좋아한다. <일상을 지나가다>를 기억해보라. 그런 책 생전 안 읽을 것 같은 사람들도 책을 달라고 요청했고, 받은 다음 입 씻은 사람들, 기억나지 않나? 답: 사실 마감의 한가운데에 있는 상황이다. 내놓은 책이니 알리고 싶어 열일 제쳐놓고 일단 인터뷰에 응했다. 그게 끝나고 나면 생각해보기로 하자. *책의 존재를 알려주신 것은 물론, 일본어로 쓰인 대화에 도움을 주신 아무개-본인은 아실듯^^-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인터뷰를 읽고 관심을 가지실 분들을 위해 주요 인터넷 서점의 링크를 제공합니다^___^;;; 그밖에 홍대 한양문고에도 들어왔다고 합니다... ![]() 저 글에 달린 댓글이 통계적으로 믿을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꽤 많은 덧글이 '저는 자주 먹어본 적 없지만 닫는다니 아쉽네요'라는 내용이다. 심지어 글을 써서 이슈를 만든 장본인조차도 '저는 비싸서 자주 먹지는 못했지만...'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정확하게 이러한 종류의 사람들이 느끼는 아쉬움의 근거는 무엇인가? 그렇게 아쉽다면, 나 또한 오늘도 그 앞을 지나쳤는데 들어가서 '제가요, 여기 빵값이 비싸서 자주 먹지는 못했는데 닫는다니 아쉬워요...'라고 한 번 말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서비스를 생각한다면 불쾌한 반응은 보이지 않겠지만, 속으로는 기분이 상할게 당연하다. 그건 정확하게 칭찬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사업을 하는 사람의 입장까지 생각할 필요는 없는데,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결국 '매상=성원' 아닌가? 이유를 불문하고 '나는 별로 가본 적은 없는데 막상 사라진다니 아쉽다'라고 말하는 것은 가게의 랜드마크적인 속성만 빌려 자의 해석하는, 어떻게 보면 이기적인 행위나 다름없다. 그건 정확하게 말하자면 빵집 그 자체의 존재가 사라지는 것을 아쉬워하는 게 아니다. 빵집에서는 빵을 아쉬워해야 하지 않나? 내가 첫 번째 글에서 밝힌 의견은 그런 것이다. 그 자체로 설명인데 거기에 설명을 덧붙여야 한다니 참 바보같지만 그래도 해본다. 1. 리치몬드의 빵은 나에게 감흥이 별로 없었다: 나는 계속해서 '우리의 빵문화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라고 말해왔다. 현재 우리가 대부분의 빵집에서 접하는 백화점식 빵들은 일본 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정확하게 빵의 발효라는 특성을 백분 살린 것들이 아니다. 물론 단팥빵이나 소보루빵의 존재 자체가 잘못된 게 아니다. 이런 빵도 잘 만들면 되는데 못 만드니까 문제가 되는 거다. 단팥빵이며 소보루빵은 물론, 케이크에서 찹쌀떡, 아이스크림까지 파는 곳이 우리나라의 빵집이다. 늘 말하지 않았던가? 우리 음식은 설렁탕이면 설렁탕, 김치찌개면 김치찌개 한 가지를 수십 년 하면 '와 저 집이 전통/뚝심 있게 한 가지만 잘한다'라고 하면서 빵은 백화점 식으로 그야말로 백만가지씩 내놓아야 좋아한다. 그러니 대부분의 용기 및 실력이 딸리는 빵집들은 하던 것들을 버리고 기본으로 돌아가거나 연구를 통해 자기 것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이다. 빵집에서 그날 팔 빵들을 모두 갖추는데 적어도 예닐곱시간이 걸린다. 이걸 어떻게 아느냐고? 나는 금요일 새벽에도 다음 달 기사를 위해 모 빵집에 취재를 나갔다. 여섯시에 작업을 시작하는데, 일곱시에 도착해서 빵이 매장에 다 깔릴때까지 기다리니 오후 한 시였다. 그나마도 그 빵집은 자신의 빵을 만들고 그 가짓수도 다른 곳에 비하면 많지 않은 편이었다. 이렇게 제품군을 유지만 하는데도 보통 직장인의 근무시간에 맞먹는 시간을 써야만 하니 짬을 내서 새 제품 또는 개성을 찾는 노력을 하기란 정말 어렵다. 게다가 빵이라는 게 발효를 해야하니 아무리 빨리 만들어도 두 시간은 족히 걸린다는 걸 생각-그만큼으로도 모자라지 않나?-하면, 빵집에서 새 제품을 내놓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러한 여건에 먹어본 빵들, 그리고 비교시식을 생각하면 나는 리치몬드의 빵 자체로는 아쉽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이런 의견, 즉 무엇인가가 맛없다는 의견을 밝히면 달리는 부정적인 덧글들은 대부분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나쁘다고 말했기 때문에'라는 생각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대부분 감정적이다. 만약 나의 의견에 동의를 하지 않는다면 그 근거와 함께 이유를 밝히면 되는데, 사실 이유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감정적인 의견만을 밝힌다. 나는 리치몬드를 '잘난 빵집'이라고 말한 적이 없고, 더더구나 "잘난듯이" '20점'이라고 표현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먹어왔던 빵들을 전부 감안한다면 다른 사람들에 비해 그 아쉬움의 정도가 크지 않음을 수치로 밝힌 것 뿐이다. 더 웃긴 것은, 나의 이러한 의견들을 가볍고 편한 사고의 산물이라고 치부하는 반응이다. 내가 대체 몇 번을 말해야 되는지 모르겠는데, 나는 먹은 것에 대한 글을 쓰는 게 업인 사람이다. 오늘도 나는 밖에 나간 김에 여태껏 먹어보지 않은 곳의 물건들을 사가지고 들어왔다. 블로그며 매체에 올리는 글은 매일매일 조금씩 벌어지는 이러한 작업들이 누적되어 이루어지는 것이다. 매체에 쓰는 글은 고사하고 이 블로그에 쓰는 글조차도 읽어주기를 바라지 않지만, 만약 그런 배경 지식도 없으면서 내가 내리는 평가며 의견을 가벼운 것으로 치부한다면 당신 또한 애초에 나에게 존중받기를 포기한 사람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뭘하는지 알아달라고 구걸할 생각은 죽어도 없는데, 당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가 정확하게 내 의사전달 능력의 부재 때문은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2. 만약 더 큰 자본에 그보다 작은 자본으로 돌아가는 가게가 사라지는 것이 그렇게도 아쉽다면 힘을 실어주면 된다고 밝혔다. 힘을 실어주는 건 절대 별게 아니고, 좋아하는 곳에 돈을 써주는 것이다. 그 집 빵이 좋으면 오늘 한 개 사 먹고 내일 또 한 개 사먹으면 되고, 동네 서점이 망하는 게 싫으면 가서 '문제집만 가져다 놓지 마시고, 저 이런 책 저런 책 읽는데 여기에서 살테니 가져다 주세요'라고 하면 된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래도 될까 말까다. 인터넷 서점의 경우 서울은 웬만하면 당일 배달이 가능하고 할인도 해주는데 누가 동네 서점에 들러 그렇게 말하고 또 기다렸다가 제값을 주고 구매하겠나? 빵집도 그렇다. 이건 정확하게 매상이 안 올라서 나가는 것이 아니기는 하지만 아쉽다는 사람들 대부분이 '아 나는 잘 안 먹는데 랜드마크 어쩌구'하는 상황이면 제대로 엄청 잘 만들어도 경쟁할까 말까 한 마당에 경쟁이 가능하겠나? 내가 이런 식으로 음식에 대해 세부사항까지 평가하는 글을 쓰다보니 종종 '냉혈한'이니, '음식을 먹지 않고 분석하는 인간'이라는 이야기를 어디에선가 내뱉던데 나는 내 글들을 통해 거듭. 음식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의지'라고 말해왔다. 음식은 거짓말을 못한다는 이야기다. 이 말이 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 라면을 두 개 끓여보라고 권하고 싶다. 하나는 그냥 냄비에 되는대로 물 받아서 대강 눈대중해서 끓이고, 다른 하나는 봉지에 나오는 조리법 또는 그 조리법을 바탕으로 자신이 축적한 경험에 따라 물도 계량하고 가스렌지 앞에 붙어서 스톱워치로 시간도 재고 계란도 딱 적당하게 익을 타이밍에 넣어서 끓여보라. 그 둘을 먹었을때 만약 똑같다고 생각한다면 미안하지만 당신의 의견은 듣고 싶지 않다. 그냥 그렇게 먹고 살면 된다. 그리고 그 '냉혈한'이라는 반응에 한가지 더 덧붙이겠다. 누구나 하기 좋아하는 마음 훈훈한 밥상머리 이야기, 추억 뭐 이런 것들 할줄 몰라서 이야기 안 하는게 아니다. 하지만 요즘 현실에서 나는 그런 이야기들이 굉장히 많은 부분 위선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왜 위선이냐고? 식구들끼리 밥상머리에 둘러앉아 음식을 나누는 것만으로 그런 훈훈한 환경을 조성하기에 음식에 공공연히 숨은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빵 때문에 이 문제가 벌어지고 있으니, 빵 예를 또 들어보자. 당신이 직장인이고 이러저러 돈 들어갈 데가 많아서 별 여유가 없는데, 마침 어머니 생신이고 해서 큰 맘 먹고 눈에 띄는 그럴싸한 베이커리에서 4만원(!)쯤 주고 케이크를 샀다고 가정해보자. 미안하지만 그 케이크, 스폰지는 몇 달 전에 만들어 얼린 걸 해동한데다가 크림은 팜유를 바탕으로 한 식물성을 섞거나 그게 아니라면 유화제 등등을 첨가해서 크림이 잘 올라오도록 만든 것일 확률이 아주 높다. 왜? 별 고민없이 눈에 뜨이는 대로 선택하면 그럴 확률이 높은 것이 오늘날 음식을 둘러싼 현실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당신 어머니를, 그리고 여자친구를 감동시킨 어딘가-완전히 불특정한 어딘가-의 케이크도 그랬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 그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런 케이크는 크림이 잘 안 올라가 아주 매끈하지 않더라도 동물성 크림-그나마도 우리나라 크림은 그 풍부함이 다른 나라에 비해 떨어진다-을 아끼지 않고 쓴 케이크에 비해 보기는 좋을지언정 맛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건 어찌 보면 아주 상식적인 이야기라 굳이 설명을 할 필요가 없음에도 나의 작업은 왜 그 두 케이크가 다를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해 상세한 근거를 함께 제공하는 과정이며 결론이다. 내가 하는 이야기 자체가 훈훈하지 않을지는 몰라도 최소한 그 목적은 당신이 내가 제공하는 근거며 정보를 바탕으로 보다 더 나은 선택, 즉 나은 케이크를 같은 돈, 혹은 더 적은 돈으로 사가지고 가서 가족과 조금 더 맛있는 시간을 즐기라는데 있다. 나는 당신이 음식을 맛있게 먹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글을 쓴다. 그리고 거기에서 나는 내가 내린 결론보다 과정을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그 과정을 이해한다면 당신이 다음에 더 나은 선택을 하는데 내가 내리는 결과에 의존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항상 '여기를 가라말라는 결론 그 자체를 내리기 위해 글을 이렇게 장황하게 쓰는 게 아니다'라는 의견을 밝혀왔다. 하지만 내가 내리는 평가며 가치판단 그 자체가 당신의 기호에 안 맞는다면 나도 억지로 알아달라고 강권하지 않겠다. 그냥 그렇게 먹고 살아도 나에게는 별 영향이 없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건데 그런 식의 피드백은 내가 쌓아온 정보며 경험의 시각에서 볼때 전혀 도움이 되지도 않으며, 큰 그림을 보아서는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뭐 이걸 정신승리라고 판단해서 당신의 마음이 편해진다면 얼마든지 그래도 좋다. 내 의견이 싫으면 링크 끊고 오지 마라. 나는 표현이 아닌 의도로 친절하고 싶다. 평가도 안하고 너그럽게 추천만 해주는 친절한 블로그들 널렸다. 가서 찬찬히 보면 그 블로그 또는 매체의 글들이 왜 그럴 수 밖에 없는지 금방 답이 나온다.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빵집은 빵을 팔기 위해 존재하지 당신의 이슈메이커가 되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다. 의도든 아니든 과정에서 당신이 지나치게 드러나는 친절은 친절이 아닐 수도 있다. 그냥 조용히 가서 빵 한두 개 사먹는게 요란뻑적지근하게 글 쓰는 것보다 더 나을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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