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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y the abandoned satellites will be your side in these myriad sleepless nights as the sheep already have left you; they say they feel tired of jumping the fences million times while you were tossing and turning. 이글루 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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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식의 품격 -빵부터 칵테일까지, 당신이 알아야 할 외식의 모든 것 이용재 지음 도서출판 오브제/다산북스 324쪽, 14,800원 차례 들어가는 말 7 빵 19 식전주 와인 37 맥주 56 전채 샐러드 67 수프 85 가공육 95 1코스 파스타 127 피자 143 2코스 햄버거 163 치킨과 튀긴 음식 173 스테이크 188 중간휴식 치즈 211 디저트 초콜릿 227 아이스크림 239 케이크 251 커피 273 식후주 위스키 295 나가는 말 칵테일 313 참고문헌 317 문: 왜 하필 또 가상 인터뷰인가? 트위터에 돌아다니는 이야기도 못 들었나? 답: 그럴리가. 들었다.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최소한 블로그에는 내가 쓰고 싶은대로 쓴다. 그게 싫으면 안 읽으면 된다. 형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굳이 읽을 것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래서 혹시라도 놓치는게 있다면 그건 선택한 사람의 손해다. 이 형식이 적어도 이 상황에는 최선이라는 믿음이 있다. 새 책 나올때 말고는 이제 안 쓰지 않는가. 문: 잘났다. 그냥 책 이야기나 하자. 진작부터 쓴다고 떠들고 다녔는데 꽤 늦게 나왔다. 답: 거의 1년이 걸렸다. 11개월 반이니 그냥 1년이라고 하는 편이 속편하겠다. 솔직히 스스로도 예상하지 못했다. 월간 조선에 연재했던 <맛있는 상식>으로 기초는 다져놓았으니 그걸 분해 후 재조립하는 형식으로 감을 잡은 뒤 쭉 이어나가면 될 것이라 생각했다. 핑겟김에 잘 안 돌아가던 외고 연재도 그만두거나 잘리고, 발 잘못 담갔던 부업도 집어치웠으니 시간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계약하면서 4개월이면 쓸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다. 그 4개월을 보내는 동안 거의 쓰지도 못했다. 마음 편하게 먹고 어느날 원고를 열어보니 내가 생각했던게 전혀 아니었다. 유효기간이 지난 느낌이랄까. 바로 '멘붕'에 빠져 얼마동안 아무 것도 못했다. 자신감마저 떨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계약금을 돌려드리고 쓰지 말아야 되겠다는 생각마저 했다. 문: 이유가 무엇이었나. 답: 일단 힘을 너무 준 것이 문제였다. '블로그는 블로그고 책은 책'이라는 생각이 모든 문제의 뿌리였다. 당연히 달라야하지만 그렇다고 힘을 잔뜩 줄 필요까지는 없었다. 특히 처음이라면 더더욱 그럴 필요도 이유도 없었다. 어차피 한참 써야만 하는 것이라면, 또 한참동안 책을 목표로 글을 쓰지 않았다면 처음 얼마동안은 힘을 너무 많이 주지 않고 슬슬 페이스를 끌어올렸어야만 했다. 그것도 지나보내고 나서야 하는 이야기다. 당시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좀 더 따져보자면, 문제는 두 갈래였다. 사실 따지고 보면 하나이기도 하다. 서로 얽혀 영향을 미치니까. 머리 둘 달린 뱀이라고 생각해도 되겠다. 첫 번째는 머릿말에도 언급했지만, '좌표'를 찾는 문제였다. 나라는 사람이 정보를 바탕으로 '지금, 여기'의 문제에 대해 논하고 그에 대한 대안 또는 해법마저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다소 많은 변수를 한꺼번에 다루다 보니 그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아직도 충분치는 않다고 생각하지만, 책이 없어서 음식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없는 상황은 아니다. 마이클 룰만의 <The Makings of Chef>같은 책마저 번역출간되었다. <음식과 요리>도 있다. 음식 관련 문화사에 대한 책들도 존재한다. 그러한 책들 사이에서 나의 책은 어느 지점에 자리잡아야 하는가? 그 고민을 끊임없이 했다. 단순히 정보를 다루는 글이라면 되려 쓰기 쉽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책이라면 굳이 나까지 써야할 이유가 없다. 나이기 때문에 의미있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한마디로 차별화의 열쇠가 경험과 시각이라면, 그걸 지식과 정보와 어떻게 얽어야 하는가? 말이 길었는데 따지고 보면 컨텐츠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반드시 해야하는 고민이다. 대단할 건 없다. 두 번째 문제는 문장 또는 문체였다. 전환점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크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써왔던 대로 쓰고 싶지 않았다. 물론 블로그와도 달라야 했다. 돈을 많이 벌던 말던 앞으로 계속해야만 하는 일이고, 그렇다면 보다 더 멀리 보고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을 다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단 문장을 보다 더 간결하게 다듬고, 그걸 켜켜이 쌓아 밀도를 높이고 싶었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쉼표를 쓰지 않고 단문을 쓰는 시도를 계속했다. 그 과정에서 좋은 예가 될만하다는 다른 책들도 찾아 읽었다. 뒤늦게 <7년의 밤>을 읽었는데 간결한 단문 위주로 밀도를 쌓는다는 측면에서 다소 도움을 얻었다.첫 번째와 맞물려 두 번째 또한 지지부진했다. 그러다가 절반을 채 못 쓴 시점인 4월에 큰 그림이 한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후 여름 끝날때까지 쓰는 것처럼 썼다. 초반에 워낙 지지부진했던터라 미룬 마감에도 맞추지 못할 상황이었는데 마지막에 과격하게 몰아붙여서 9월 직전에 탈고했다. 대개 하루에 네 시간 전력으로 쓰면 훌륭하고 여섯 시간이면 무리하는 수준인데, 막판에는 아홉, 열 시간까지 썼다. 마지막까지 '4개월이면 쓰겠는데요?'라고 말했던 스스로를 열심히 비웃었다. 머리속이 너무나도 복잡한 상황이었는데 그 핑게로 단순하게 살 수 있어서 좋았다. 사람도 거의 안 만나고 외출도 별로 안했다. 일주일에 세 번씩 헬스클럽 가고 술을 좀 마셨다. 새벽까지 쓴 다음 위스키에 맥주를 마시고 눕곤 했는데 잠이 잘 안 와 점심때까지도 소파에서 뒤척거렸다. 정말 스트레스가 심할때는 담배를 사서 한 대 빨고 나머지는 전부 버리거나 길가는 젊은이에게 기부도 해봤다.책 다 쓰고 운동 빼고 나머지는 다 끊었다. 문: 그러고 보니 책이 정말 한참만에 나온다. 답: 3년이 훨씬 넘었다. 처음 책을 내고는 한 만 권쯤 팔고, 계속 책을 쓰자는 대안이 들어와서 그래서 어떻게든 먹고 살 것이라 생각했다. 물론 말도 안되게 틀린 판단이었다. 요즘도 그때 생각하면 자다 말고 일어나 웃는다. 물론 비웃음이고, 대상은 당연히 나다. 책을 내자는 제안이 없었던 건 아니다. 다만 확신이 없었다. 두 가지 측면이었다. 일단 길게 바라보고 세워둔 계획이 있다. 각각의 책은 나름대로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그 전체를 나의 이름으로 하나로 묶었을때에도 그림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건 대부분 밑그림 상태로만 존재한다. 나 혼자서 알아서 북치고 장구치면서 그려 고칠 수 없을 정도로 색까지 칠해놓고는 '왜 사주는 사람이 없나?'라고 불평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늘 '글은 혼자 써도 해도 책은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다'라고 생각해왔다. 그게 두 번째 측면이다. 거기까지만 이야기해도 되겠다. 문: <외식의 품격>을 쓰고 내게 만든 상황은 달랐다는 이야기인가? 답: 메일을 통해 편집자님께 연락을 받았다. 뵙고 이야기를 나눠보니 내가 써야 되겠다고 생각한 책의 비전과 겹치는 구석이 많았다. 그래서 이 아이디어와 구성을 보여드렸고 이후 많은 이견과 그를 풀기 위한 이야기 없이 쭉 진행했다. 그래봐야 여섯 권째 쓰고 옮기는 책이라 전반을 굽어보지 못하고, 따라서 단언은 어렵지만 내가 바라는 편집자의 상은 음반의 프로듀서와 비슷하다. 나는 쓸 수 있지만 큰 그림은 꿰뚫어보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그런 부분을 보고 균형을 잡아줄 수 있는 조언을 필요로 한다.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으며 그 의도를 내가 이해할 수 있다면 다른 의견이라도 얼마든지 수용할 수 있다. 기획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다면 더더욱 좋다. 이 책을 쓰고 만드는 과정은 전반적으로 그러했으니 편집자님께 깊은 감사를 표한다. 원래 머릿말을 통해 전하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 대신 여기에 남긴다. 문: 책에 대한 설명을 굳이 여기에서 할 필요는 없으리라 보지만, 이건 물어봐야 되겠다. 이 책은 왜 존재해야 하는가? 답: 음식에 대해 말하는 데도, 즉 평가하는데도 논리가 존재한다. 오랜 시간을 거쳐 익어온 문화가 뿌리 역할을 하고 과학이 기본적인 이치를 설명한다. 물론 내가 뚝딱 지어낸 것도 아니고 각종 매체를 접하며 익힌 방식인데도, 이를 적용해 평가를 하면 반발이 크다. 정작 나는 왜 대체 아무도 이런 평가의 문화와 방법론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는지 이해를 못한다. 그래서 한데 모았다. 굳이 증명까지 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모아서 보여줄 필요는 있다고 생각했다. 한편 서양음식을 소재로 삼지만 이 책은 사대주의 또는 서양우월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지금도 미국에 와 있지만 이 동네라고 어디에서나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널린게 막말로 쓰레기고, 그 원인 또한 크게 본다면 전부 인재라 내가 책을 통해 지적하는 것과 같다. 사람이 못 만들어서 완성도가 떨어지고, 그게 바로 맛없는 음식이다. 문: 그래서 이제 책이 나왔다. 앞으로는 어떻게 되는가? 답: 솔직히 말하겠다. 나도 모른다. 지난 1년 동안 거의 외부 기고 없이 책을 써왔다. 막말로 쪼들렸지만 그나마 쓰는 동안은 다른 생각 안할 수 있어서 나름 행복했다. 솔직히 별로 내키지도 않았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이 책이 나를 어디로 데려다 줄지, 지금은 전혀 예상할 수가 없다. 하지만 확실한게 단 하나는 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부업은 절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작년에 발을 잘못 담가 고생한 것도 원인이지만, 그래서는 내가 원하는 수준으로 절대 책을 쓸 수가 없다. 무엇보다 생각을 못하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쓰는 시간 만큼이나 쓰지 않는 시간도 중요하다. 그 시간에 끊임없이 해놓은 생각을 정리하는게 결국은 쓰는 시간이다. 게다가 내 이름값이 높아서 외부 기고 잔뜩 하고 그걸 쭉 엮어서 책을 낼 수 있는 상황도 아닌 만큼, 하나를 손에 쥐었을때 아쉬움 없이 쓰고 넘어가는 게 나에게도 읽는 이들에게도 맞다. 몇 번이나 '책만 써서는 살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설사 그렇더라도 딱히 다른 생각이 없다. 멀티태스킹이 되는 사람이 부럽지만 적어도 이 문제라면 나에게는 대안이 없다. 이 책을 쓰면서 방법론이랄지 기타 등등에 대해 많은 걸 배웠으니 다음 책은 보다 더 빨리 쓸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다른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시작이고, 당장 두세권은 쓸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 언제나 그래왔듯, 이 책이 다음 책에게라도 나를 데려가 주기 바란다. 인터넷 서점 링크 매체 소개 현황(매일 업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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